회사의 대표자가 법인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재무담당자가 송금했으며, 거래처가 허위 계약서를 작성했다면 관련자 모두가 횡령죄 공동정범으로 처벌될까요?
아닙니다.
횡령 과정에 관여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횡령 공범이 되지 않습니다.
범행을 함께 실행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 회사 자금이 임의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언제 인식했는지, 자금 유출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는 각 행위자별로 구분하여 판단됩니다.
I. 횡령죄 공동정범의 성립요건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이를 임의로 처분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경우 성립합니다.
회사 대표자나 자금담당 임직원은 직책의 명칭만으로 보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법인계좌와 자금의 집행·관리 권한 및 실제 업무 내용에 따라 회사 자금의 보관자 지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횡령죄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주관적으로는 공동가공의 의사, 객관적으로는 공동의사에 기초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범행을 알고 묵인한 수준을 넘어 횡령을 자신의 범행으로 함께 실현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하고, 전체 범행에서 본질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공모는 명시적인 약속이나 계약서로만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금 전용을 제안한 사람, 회사 계좌와 인감을 관리한 사람, 허위 계약서나 회계전표를 만든 사람, 송금 시점과 사용처를 결정한 사람, 횡령금을 나누어 가진 사람 등을 종합하여 판단됩니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와 재무이사가 가공 거래처를 만든 뒤 허위 용역비를 지급하고, 거래처 계좌로 입금된 돈을 다시 대표이사에게 돌려보내기로 사전에 합의했다면 역할을 나누어 횡령을 실행한 공동정범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신입 직원이 정상적인 물품대금 지급으로 알고 전표를 입력했거나, 상급자의 지시대로 송금했을 뿐 자금의 개인적 사용 사실을 몰랐다면 횡령의 고의와 공동가공의 의사부터 증명되어야 합니다.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포괄일죄 형태의 횡령에 중간부터 가담한 사람은 이전 범행을 알고 있었더라도 원칙적으로 실제 가담한 이후의 범행에 대해서만 공동정범 책임을 집니다. 따라서 공모 시점은 전체 횡령액과 책임 범위를 정하는 데에도 중요합니다.
II. 재물을 보관하지 않은 외부인도 횡령 공범이 될까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가 필요한 신분범입니다.
그러나 보관자 지위가 없는 사람도 보관자와 공모하여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면 형법 제33조에 따라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부 컨설턴트가 회사 대표와 허위 용역계약을 만들고 자신의 계좌로 법인 자금을 받은 뒤, 약정한 수수료만 남기고 대표에게 돌려주었다면 횡령 공범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대표자의 배우자 계좌로 회사 자금이 입금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배우자가 당연히 공동정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입금 전에 자금의 성격을 알았는지, 계좌 제공을 사전에 약속했는지, 자금의 은닉이나 분배를 함께 계획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업무상 보관자의 신분이 없는 외부인이 업무상횡령에 가담한 경우에는 공동정범 성립 여부와 별도로 업무상 신분으로 가중된 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됩니다.
판례는 업무상 신분 때문에 형이 무거워지는 범죄에 가담한 비신분자에게는 형법 제33조 단서에 따라 일반 범죄의 형으로 처단하는 법리를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회사와 거래했다거나 법인 자금을 지급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거래 상대방을 횡령죄 공동정범으로 단정되지 않습니다.
실제 물품이나 용역이 제공되었고 계약금액도 정상적인 범위라면, 회사 내부의 결재절차나 자금 집행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거래처가 내부자의 횡령을 함께 실행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거래처가 대표자의 요청으로 존재하지 않는 계약을 만들고, 거래금액을 부풀려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뒤 차액을 돌려주거나, 자신의 계좌를 법인 자금 반출 통로로 제공했다면 적극적인 가담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횡령행위를 주선하고 재산의 처분을 적극적으로 종용한 경우 공동정범의 책임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III. 횡령죄의 간접정범은 언제 문제 될까
간접정범은 고의가 없거나 처벌되지 않는 사람을 도구처럼 이용하여 범죄를 실행하는 형태입니다.
그러나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가 필요한 신분범이므로, 보관자 지위가 없는 외부인이 고의 없는 회사 직원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횡령죄의 간접정범이 되는 것은 제한적입니다.
대법원은 특별한 처벌규정이 없는 한 신분이 없는 사람이 신분 있는 사람을 이용하여 신분범의 간접정범이 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가령 외부인이 대표 명의의 이메일을 위조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회계직원에게 회사 자금을 송금하게 했다면, 직원에게 횡령의 고의가 없고 외부인에게도 보관자 지위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횡령 간접정범보다 사기·컴퓨터등사용사기·문서 또는 전자기록 관련 범죄가 성립하는지를 우선 검토해야 합니다.
반대로 자금 보관자인 대표자나 임직원이 외부인과 범행을 협의하고 의도적으로 송금했다면 간접정범보다는 공동정범·교사범 또는 방조범의 구조가 문제 됩니다.
IV. 횡령죄 공동정범과 방조범의 차이
횡령죄 공동정범과 방조범은 모두 횡령에 관여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범행을 함께 지배했는지 아니면 정범의 실행을 도왔는지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공동정범은 허위 거래구조를 설계하고, 자금의 송금 시기와 사용처를 결정하거나 횡령금을 분배하는 등 전체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경우입니다. 직접 이체를 하지 않았더라도 범행에 대한 지배력과 장악력이 인정되면 정범과 같은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방조범은 범행을 자신의 범행으로 지배하지는 않았지만, 정범이 회사 자금을 횡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계좌·서류·차량 등을 제공하여 범행을 더 쉽게 만들어 준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직원이 횡령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대표자의 요청에 따라 허위 영수증 한 장을 발급해 주었지만 자금 규모와 사용처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방조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 반면 가공 거래처 선정부터 계약서 작성, 송금 및 자금 반환까지 관여했다면 공동정범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순한 업무상 실수나 상급자 지시의 기계적인 이행만으로 방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범의 횡령을 인식하면서 이를 용이하게 한다는 방조의 고의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V. 범행 후 돈을 받은 행위와 불가벌적 사후행위
횡령죄가 이미 완성된 뒤 정범이 그 돈을 소비하거나 처분한 행위는 선행 횡령죄에 의해 평가되어 별도의 횡령죄로 다시 처벌되지 않는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지배하는 계좌로 옮겨 횡령죄가 성립한 뒤 그 돈으로 자동차를 구입하거나 개인 채무를 갚았다면, 통상 그 소비행위까지 별개의 횡령죄로 처벌하지는 않습니다.
공동정범들이 사전에 정한 방식에 따라 횡령금을 내부적으로 분배한 경우에도 새로운 범죄라기보다 이미 취득한 범죄수익을 공범 사이에서 나눈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횡령 범행이 끝난 뒤 범죄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제3자가 돈을 받아 숨기거나 자금 흐름을 은폐했다면, 그 사람은 소급하여 횡령죄 공동정범이 되지는 않습니다. 구체적인 행위에 따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이나 증거인멸 등 별도의 혐의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
또한 후속 처분행위가 선행 횡령에서 예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위험을 만들거나 별도의 법익을 침해했다면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흡수되지 않고 추가 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횡령금이 입금되었다는 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사전 공모가 있었는지, 횡령이 완료되기 전에 도움을 주었는지, 사후에 독립적인 은닉행위를 했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VI. 횡령죄 공동정범과 횡령 공범의 처벌 수위
일반 횡령죄의 공동정범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 업무상횡령죄의 정범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범위에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공동정범은 원칙적으로 정범과 같고, 방조범은 법률상 감경됩니다.
횡령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득액 이하의 벌금이 함께 부과될 수도 있습니다.
양형위원회는 횡령·배임 금액을 1억 원 미만,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 300억 원 이상으로 구분하여 권고형량을 제시합니다.
실제 형량에는 피해액과 피해 회복 정도, 범행 기간과 횟수, 주도적 역할, 실제 취득한 이익, 합의 여부, 전과와 반성 정도가 함께 반영됩니다.
따라서 여러 명이 횡령죄 공동정범으로 기소되었다고 하더라도 모두 같은 형을 선고받는 것은 아닙니다. 범행을 기획하고 대부분의 이익을 취득한 사람과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제한된 역할만 담당한 사람은 구체적인 가담 정도에 따라 양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VII. 횡령죄 공동정범 사건의 입장별 대응 방안
1. 횡령 공범 혐의를 받는 경우
피의자는 우선 회사 자금의 보관자였는지, 횡령을 인식한 시점은 언제인지, 전체 범행에서 담당한 역할은 무엇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대표자나 임직원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공모를 모두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정상적인 업무 지시로 이해했는지, 자금의 개인적 사용을 알았는지, 송금 목적과 최종 사용처를 결정할 권한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거래처 관계자라면 실제 계약이나 용역이 존재했는지, 거래금액은 정상적이었는지, 받은 돈을 반환한 이유가 무엇인지, 허위 문서 작성이나 자금 분배를 사전에 협의했는지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동정범이 아니라 방조에 그쳤다면 범행에 대한 지배력이 없었던 점, 수행한 역할과 실제 취득액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에서는 피해금 반환, 피해자와의 합의, 역할의 제한성 및 재범 방지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관련자와 진술을 맞추거나 회계자료·메신저를 삭제하면 증거인멸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2. 회사 또는 피해자 입장인 경우
피해자는 자금이 유출되었다는 결과뿐 아니라 각 관련자의 공모 시점과 구체적인 역할을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법인계좌 거래내역, 결재문서, 회계전표, ERP 접속기록, 계약서와 세금계산서, 거래처 계좌 흐름, 이메일·메신저, 인감·OTP 사용내역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래처를 횡령 공범으로 고소하려면 돈을 받았다는 사실만 제시해서는 부족합니다. 허위 거래를 제안하거나 차액 반환을 약정하는 등 회사 내부자의 횡령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횡령금이 다른 계좌·부동산·가상자산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면 형사고소와 함께 가압류·가처분 등 민사상 보전조치를 신속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횡령죄 공동정범은 여러 사람이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거나 횡령금 일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범행을 함께 실현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 자금 유출 과정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는지, 횡령이 완료되기 전부터 관여했는지가 핵심입니다.
법무법인 LF에서는
법무법인 LF는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수료, 법조경력 10년 이상의 형사전문변호사가 횡령죄 공동정범 사건의 초기 조사부터 직접 사실관계와 증거를 검토합니다.
다수의 횡령 및 형사사건을 해결하며 축적한 실무 경험과 20만 구독자 규모의 법률 유튜브 채널 운영을 통해 쌓은 소통 역량을 바탕으로, 보관자 지위와 자금 흐름, 공모 시점, 역할 분담 및 실제 취득액 등을 분석하여 필요한 대응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