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나 책 등에 다른 사람에 관한 내용을 게재했다고 해서 모두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으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309조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잡지·라디오 기타 출판물을 이용하여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실한 사실인지 허위사실인지에 따라 처벌 수위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실제 사건에서는 문제된 표현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태의 자료에 기재되었는지,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전달되었는지, 적시된 내용이 사실인지 허위인지, 상대방을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I.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 성립요건
1. 형법상 ‘출판물’에 해당해야 합니다
출판물을 이용한 명예훼손을 일반 명예훼손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이유는 출판물이 높은 전파성과 신뢰성, 장기간의 보존가능성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형법 제309조 출판물을 이용한 명예훼손에서 ‘기타 출판물’은 정식으로 등록·출판된 책이 아니더라도 이에 준하는 기능과 외관을 갖추어 사실상 출판물로 유통될 수 있는 인쇄물이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3048 판결에서는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해 출력한 A4 용지 7쪽의 인쇄물을 우편으로 보낸 사안에서 이를 ‘기타 출판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사건에서 전단지·유인물·회보·소책자 등이 문제된 경우에는 제작 형태와 내용, 배포 부수와 방법, 반복적인 유통 가능성, 보존성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됩니다.
다만 해당 자료가 제309조의 출판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명예훼손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수에게 배포되었다면 형법 제307조의 일반 명예훼손죄 성립 여부는 별도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2.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해야 합니다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단순한 욕설이나 감정적 평가가 아니라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사실이 표현되어야 합니다.
2026년 2월 12일 대법원에서는 출판물을 통한 명예훼손 사건에서 어떠한 표현이 사실 적시인지 의견인지 판단할 때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와 전후 문맥, 사회적 배경 및 해당 표현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문제된 문장 하나만 분리하기보다 출판물 전체의 취지와 독자에게 전달되는 전체적인 인상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3.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하며, 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피해자의 이름이 직접 적혀 있지 않더라도 주변 사정과 표현 내용을 종합할 때 누구를 가리키는지 제3자가 알아볼 수 있는 정도라면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2026년 대법원 판결 역시 반드시 성명이나 단체명을 직접 기재해야만 피해자가 특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사실을 적시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내용이어야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가 성립합니다.
4.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일반적인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달리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에서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별도의 성립요건입니다.
대법원은 비방할 목적을 상대방에 대한 가해의 의사 또는 목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판단할 때는 적시한 사실의 내용과 성질, 공개 범위, 표현 방법, 작성 동기 및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불리한 내용을 출판했다는 사정만으로 비방 목적을 바로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II. 문서·인쇄물, 인터넷 게시물, 고소장·탄원서는 어떻게 달라질까
1.문서·인쇄물
문서를 작성했다는 사실보다 어떠한 매체를 통해 어느 범위까지 전달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우선 책이나 정기간행물 또는 이에 준하는 인쇄물이라면 형법 제309조의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이 문제될 수 있지만, 일반 유인물이나 단순 출력물이라면 출판물성이 부정되고 형법 제307조의 명예훼손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2. 인터넷 게시물
반면 블로그·카페·SNS·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글을 게시한 경우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현재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공공연하게 사실 또는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별도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2026년 7월 7일부터 시행된 현행 규정에서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벌금형 상한도 상향되었습니다.
3. 고소장·진정서·탄원서
고소장·진정서·탄원서도 작성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명예훼손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이나 행정기관 등에 권리구제를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제출한 경우에는 제출 대상과 목적, 외부에 전파될 가능성을 따져 공연성 등의 성립 여부가 판단됩니다.
반대로 고소장이나 탄원서의 내용을 사건 관계기관에만 제출한 것이 아니라 직장 관계자나 단체 회원, 거래처 등 다수에게 별도로 배포했다면 일반 명예훼손이나 경우에 따라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III. 진실한 사실과 허위사실은 처벌이 다릅니다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은 적시한 사실이 진실인지 허위인지에 따라 법정형이 크게 달라집니다.
형법 제309조 제1항에 따른 진실한 사실 적시 유형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반면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제309조 제2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다만 표현 내용 가운데 일부가 실제 사실과 다르다고 해서 곧바로 전체를 허위사실로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에서는 적시한 내용의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한다면 세부적인 부분에 다소 차이가 있거나 일부 과장된 표현이 포함되어 있어도 진실한 사실로 볼 수 있다고 보고 있씁니다.
또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실제 내용이 허위인 것뿐 아니라 행위자가 해당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는지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관련 혐의를 받는 경우에는 해당 내용을 작성하기 전에 확인했던 자료의 출처, 녹취나 문서, 관련자의 설명, 사실 확인 과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IV. 공익 목적이라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을까
여기서는 형법 제307조의 일반 명예훼손과 제309조의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을 구분해야 합니다.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대하여 진실한 사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형법 제309조는 처음부터 비방 목적을 별도의 성립요건으로 요구하므로 제310조가 직접 적용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대신 대법원은 적시된 내용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09조에서 요구하는 비방 목적 자체가 부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후 일반 명예훼손죄가 문제된다면 다시 제310조에 따른 위법성 조각 여부를 검토하게 됩니다.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도156 판결에서는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에 관한 소설 출간이 문제 되었으나 출간의 목적과 경위 등을 고려해 비방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성립을 부정했습니다.
따라서 공익성을 이유로 혐의를 다투는 경우에는 단순히 “내용이 사실이다”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해당 사실을 알리게 된 목적과 공익성, 표현 방법 및 자료의 근거까지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V.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 친고죄일까, 고소기간은?
검색 과정에서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 친고죄인지 문의하는 경우가 많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친고죄가 아닙니다.
형법 제309조의 명예훼손죄는 형법 제312조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따라서 친고죄에 적용되는 ‘범인을 안 날부터 6개월’이라는 고소기간이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고소기간과 공소시효는 서로 다른 개념이므로 구분해야 합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따르면 장기 5년 미만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공소시효가 5년이고,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7년입니다.
이에 따라 형법 제309조 제1항의 진실한 사실 적시 유형은 원칙적으로 5년,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 유형은 7년의 공소시효가 문제됩니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시점이나 공소시효 정지 사유 등이 있다면 별도로 계산해야 합니다.
반의사불벌죄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도 중요한데, 처벌희망 의사의 철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이루어져야 형사절차상 효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VI.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 처벌 가능성과 양형요소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된다고 해서 모든 사건에 동일한 형이 선고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처분과 형량은 허위사실의 정도, 출판물의 전파 범위, 반복적인 배포 여부, 피해 정도와 범행 동기, 형사처벌 전력, 피해 회복과 합의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6년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에서는 출판물등·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대하여 감경영역은 8개월 이하, 기본영역은 징역 6개월에서 1년 4개월, 가중영역은 징역 8개월에서 2년 6개월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전파 가능성이 낮거나 범행 가담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경우, 허위사실 적시 정도가 경미한 경우 등은 유리한 양형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켰거나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비난할 만한 동기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VII. 이미 배포된 출판물을 없애거나 추가 출판을 막을 수 있을까
형사고소를 했다고 해서 이미 제작된 책이나 인쇄물이 자동으로 전량 회수·폐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명예나 인격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다면 형사절차와 별도로 손해배상청구와 출판·판매·배포금지 가처분 또는 본안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2026년 2월 12일 5·18민주화운동 관련 회고록 사건에서 허위사실 등이 적시된 출판물을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및 출판 등 금지청구를 다루면서, 명예나 인격권 침해가 인정되는 경우 침해행위의 배제·금지청구가 가능하다는 법리를 확인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는 앞서 법원이 문제된 표현을 삭제하지 않는 한 회고록의 출판·배포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린 경위도 확인됩니다.
따라서 피해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면 단순히 가해자의 형사처벌만 기다리기보다 어떤 문구의 삭제를 요구할 것인지, 향후 출판·판매·배포를 어느 범위까지 금지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정하여 민사상 조치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VIII.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 사건 대응 방법
1. 피해자
피해자라면 먼저 원본 출판물이나 인쇄물, 판매·배포 내역, 문제된 표현이 허위임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인터넷이나 온라인 판매처에도 관련 내용이 게재되어 있다면 URL과 게시 시점, 화면자료 등을 함께 보존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면 형사고소에 그치지 않고 손해배상청구와 문제 표현의 삭제, 출판·판매·배포금지 가처분 등 민사상 조치를 병행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2.피의자
피의자인 경우에는 문제된 문장 하나만 떼어 해명하기보다 전체 글의 문맥과 작성 목적, 사실의 근거가 된 자료와 확인 과정, 배포 대상 및 공익적 목적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출판물성이 부정되더라도 일반 명예훼손죄가 문제될 수 있고, 온라인 게시가 함께 이루어진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여부도 검토될 수 있으므로 문제된 자료의 형태와 내용, 작성·배포 경위 및 실제 전파 범위를 종합적으로 확인하여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변호인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법조경력 10년 이상의 법무법인 LF 대표변호사로서, 다수의 명예훼손 및 형사사건 성공사례를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된 표현의 내용과 증거관계, 출판물성·허위성·비방 목적 및 적용 혐의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21만 구독자 규모의 법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축적한 소통 경험을 토대로 사건의 쟁점과 절차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피해자의 고소장 작성과 증거 확보부터 피의자의 경찰·검찰 조사, 합의 및 재판은 물론 필요한 경우 손해배상과 출판·배포금지 절차까지 각 당사자의 입장과 개별 사건의 상황에 맞는 조치를 선별하여 직접 조력하고 있습니다.
글 :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 성립요건·고소기간, 사실·허위 처벌 수위와 출판·배포금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