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최근 보도된 사건들을 살펴보면
최근 보도된 사건들은 폭행 정당방위가 인정되는 경우와 인정되지 않는 경우의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게 합니다.
먼저 자택에 침입한 강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강도에 상해가 발생한 사건에서는, 경찰이 침입 당시의 위험과 대응 경위를 종합해 폭행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강도 피해자에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주거 안에서 흉기 위협 등 신체와 주거의 안전에 대한 위험이 계속되는 상황이 핵심이었습니다.
반면 여자 화장실에서 자신을 불법 촬영한 사람을 붙잡은 뒤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린 사건에서는 불법촬영 피해자에 벌금형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불법 촬영이라는 선행 범행이 있었다는 점과 별개로, 도주를 막기 위해 필요한 수준을 넘어 반복적으로 폭행한 행위는 폭행 정당방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요양보호사가 입소 노인의 저항을 이유로 폭행한 사건에서도 정당방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보도된 CCTV에는 목을 누르거나 발로 차고, 슬리퍼로 얼굴을 때리는 등 반복적인 폭행 장면이 담겼고, 법원은 보호 업무를 맡은 사람의 지위와 폭행의 정도 등을 종합해 상해치사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II. 폭행 정당방위 인정 기준
1. 폭행 정당방위
형법 제21조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가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법익에는 신체뿐 아니라 자유, 주거, 재산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폭행 정당방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먼저 첫째로, 당시에 부당한 침해가 존재했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계속 폭행하거나 위험한 물건을 들고 위협했던 경우, 주거에 침입해 신체 안전을 해치는 경우처럼 침해가 진행 중이었거나 바로 닥친 상태였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이미 물러난 뒤 다시 찾아가 폭행하거나, 다툼이 끝난 뒤 화가 나 보복한 경우에는 정당방위의 전제가 되는 현재성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도 상대방의 가해행위가 종료된 뒤 이뤄진 적극적 공격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둘째, 행동의 목적이 상대방을 혼내거나 응징하려는 것이 아니라 침해를 피하거나 막기 위한 것이었어야 합니다. 손을 뿌리치거나,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밀어내거나,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지한 행동은 방어 목적이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셋째, 방어를 위해 필요한 수준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상대방의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해 대응했더라도, 사용한 힘이나 방법이 지나치면 과잉방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2. 과잉방위
과잉방위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실제로 있었지만, 이를 막는 과정에서 대응의 수단이나 정도가 필요한 범위를 넘은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공격을 피하거나 제지할 필요는 있었지만, 상대방이 더 이상 공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과도한 폭행을 이어간 경우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다툼 자체가 이미 끝났거나,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운 상황이라면 과잉방위 이전에 정당방위의 전제부터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형법 제21조 제2항은 과잉방위가 인정되면 정황에 따라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야간이나 그 밖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경악·흥분·당황 때문에 과도한 방어행위에 이른 경우에는 형법 제21조 제3항에 따라 처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화가 났거나 감정이 격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현재의 침해와 불안한 상태가 함께 인정돼야 합니다.
3. 오상방위
오상방위는 실제로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없었는데도, 행위자가 침해가 있다고 잘못 믿고 방어행위를 한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공격하려 한다고 오인해 먼저 밀치거나 폭행한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오상방위는 과잉방위와 달리 형법 제21조 제2항 또는 제3항이 자동 적용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대법원도 오상방위나 오상과잉방위에 형법 제21조 제3항을 적용하거나 유추 적용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당시 오인이 왜 발생했는지, 객관적으로 오인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는 사건의 인식과 책임 범위를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행동, 당시 거리와 시야, 장소의 위험성, 직전 대화, 주변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막연한 불안이었는지, 실제로 위협을 오인할 만한 구체적 정황이 있었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유죄가 전제되는 경우에도 이러한 사정은 양형에서 설명할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오상방위라는 주장만으로 곧바로 무죄나 감경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III. 쌍방폭행이라고 해서 정당방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쌍방폭행처럼 보이는 사건이라고 해서 곧바로 양쪽의 폭행 책임이 같은 방식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겉으로는 서로 몸싸움을 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 한쪽이 일방적으로 공격했고 다른 한쪽이 그 폭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소한으로 대응한 경우에는 정당방위 또는 위법성 조각이 인정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서로 공격할 생각으로 욕설과 밀침, 주먹질을 주고받으며 맞붙었다면 판단은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상대방에게 먼저 공격을 받았더라도, 그에 대한 대응은 방어행위이면서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질 수 있어 정당방위나 과잉방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따라서 주차 문제, 층간소음, 술자리 시비처럼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상대방의 모욕적 발언이나 도발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물리력 행사가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누가 먼저 접촉했는지만 보지 않고, 다툼이 시작된 경위, 각자의 공격 의사, 당시 침해가 계속됐는지, 대응이 상대방을 피하거나 제지하기 위한 수준이었는지를 나누어 판단합니다.
IV. 일방폭행으로 인정된 경우에는
일방폭행은 정식 법률용어라기보다, 한쪽의 폭행 또는 상해 책임만 인정되고 다른 한쪽의 행동은 정당방위·정당행위 또는 증거 부족 등으로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상황을 설명할 때 쓰입니다.
관련 사건에서는 폭행과 상해도 구분해야 합니다.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불법적인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 범죄이며, 상해죄는 폭행을 하여 피해자의 신체에 기능에 장해까지 발생시킨 범죄입니다. 단순 폭행죄는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지만, 상해죄는 같은 구조로 처리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다툼 중 실제 상해가 있었는지, 진단서가 사고 경위와 부합하는지, 해당 상해가 누구의 행위로 발생했는지는 폭행 정당방위와 별도로 확인해야 할 쟁점입니다.
V. 범인을 붙잡는 상황의 한계
불법 촬영, 주거침입, 강도처럼 범죄가 현행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피해자나 주변인이 즉시 대응해야 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은 현행범인을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행범 체포가 가능하다는 점과 체포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는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도주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제지와 분노에 따른 반복 폭행은 분명히 구분됩니다.
상대방이 도주하려는 경우 출입구를 막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CCTV·휴대전화 등 증거를 확보한 뒤 경찰에 인계하는 방식이 우선입니다.
상대방이 계속 공격하거나 도주 과정에서 현실적 위험을 만들었다면 필요한 제지가 문제 될 수 있지만, 상황이 정리된 뒤 얼굴이나 신체를 반복적으로 때리면 별도의 폭행·상해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VI. 폭행 정당방위·쌍방폭행 사건의 대응 방향
폭행 정당방위나 쌍방폭행이 문제 되는 사건에서는 단순히 “누가 먼저 때렸는지”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다툼이 시작된 이유, 상대방의 공격이 계속된 시간, 방어를 위해 실제로 필요한 행동이었는지, 상황이 끝난 뒤 추가 폭행이 있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폭행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을 혼내거나 보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시 계속되던 폭행·위협에서 벗어나거나 이를 제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대응이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어떤 방식으로 먼저 공격했는지, 현장을 피할 수 있었는지, 자신의 행동이 언제 멈췄는지, 상대방이 물러난 뒤 추가로 폭행한 사실은 없는지가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다툼 전후 전체가 담긴 CCTV·휴대전화 영상·차량 블랙박스, 112 신고 시각과 통화 내용, 현장 사진, 목격자 진술, 메시지 기록 등을 확보해 현재의 침해와 방어행위가 이어진 흐름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폭행 정당방위가 인정되기 어렵더라도, 실제 공격은 있었고 대응 수단이나 정도만 지나쳤다면 과잉방위에 따른 감경·면제 가능성을 별도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상대방의 행동이 방어가 아니라 공격이 끝난 뒤에도 이어진 적극적 폭행 또는 보복이었다는 점을 정리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이미 물러났거나 제압된 상태였는지, 현장을 벗어나거나 경찰에 신고할 여지가 있었는지, 얼굴·머리 등 위험 부위를 반복적으로 때렸는지, 최초 충돌 이후 추가 폭행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도 일부 장면만 제시하기보다 다툼 전체가 담긴 영상, 신고기록, 상처 사진, 진료기록과 진단서, 목격자 진술을 함께 확보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쌍방폭행이나 정당방위를 주장하더라도, 자신의 행동은 방어·이탈을 위한 수준에 그쳤고 상대방은 필요한 범위를 넘어 폭행했다는 자료가 있다면 책임 범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VII. 폭행 정당방위 사건 요약 및 결론
결국 폭행 정당방위 사건은 현재의 부당한 침해, 방어 목적, 대응의 상당성을 자료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쌍방폭행처럼 보이는 사건이라도 한쪽의 행동이 방어에 그쳤는지, 서로 공격할 의사로 맞붙은 것인지, 과잉방위 또는 오상방위가 문제 되는지에 따라 책임과 처벌 수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LF에서는
사법시험 합격 및 사법연수원 수료 후 10년 이상 형사사건을 다뤄 온 대표변호사가 정당방위·쌍방폭행 사건의 CCTV, 대화기록, 진단서, 신고 경위 등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혐의 범위와 대응 방향을 직접 검토합니다.
다수의 폭행·상해 사건 해결 경험과 20만 구독자 규모의 법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쌓아 온 소통 경험을 바탕으로, 의뢰인이 해당하는 사건의 쟁점과 대응 방향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글 : 폭행 정당방위 인정 기준, 과잉방위·오상방위, 쌍방폭행·일방폭행 판단 및 대응 전략